예수님이 울고 계셨다.
내가 대천덕 신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2001년 10월이었다.
직감적으로 이번이 세상에서 갖는 그와의
마지막 만남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나와 대화 중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전에는 전혀 본 적이 없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9·11 테러와 팔레스타인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그는 예수님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현재인 사모가 준비한 멋진 저녁을 먹으면서 세상의
불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도 그는 눈물을 흘렸다.
그때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것이 대천덕 신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예수님의 마음이었다.
예수님이 울고 계셨다.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인간의 불의를 보며 울고 계셨다.
에덴동산 밖에서 일어나는 너무나도 비극적인 인간의
운명을 보시면서 우리와 함께 울고 계셨다.
나는 감격에 복받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이 땅에서 나의 영적 아버지와 마지막 식사를 하면서,
이것이 대천덕 신부를 통해 온 세상과 나를 위해 우시고,
온 세상과 나를 사랑하시는 그리스도와의 마지막 식사처럼 느껴졌다.
대천덕 신부에게서, 진정한 영적 리더십은 힘에
관한 것이 아님을 배웠다.
또 기도나 비전이나 순종에 관한 것도 아니었다.
진정한 리더십은 예수님의 사랑에 관한 것이며,
예수님이 우리를 통해 세상을 사랑하실 수 있도록
우리 자신에 대해 죽는 것에 관한 것이다.
나는 그를 통해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진실과 능력을 경험했다.
- 「대천덕 신부에게 배우는 영성」/ 브래드 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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